[3줄 요약]
- 추석 연휴 링크드인 피드에 등장한 패스트캠퍼스의 엔비디아 젠슨 황 인용 광고가 과도한 초상권 차용으로 논란의 소지를 보였습니다.
- 정작 링크를 클릭하면 ‘404 Not Found’ 오류 페이지만 나타나지만, 광고 집행은 멈추지 않고 예산을 소진하고 있었습니다.
- 규칙과 고객 경험을 무시한 채 단기 지표에만 매달리는 행태는 진정한 그로스가 아닌 ‘다크 그로스’이자 ‘꾼’의 얕은수에 불과합니다.
추석 연휴 아침, 무심코 알림을 확인하다 링크드인 피드에 들어갔다. 스크롤을 내리던 중 유독 시선을 잡아끄는 게시물이 보였다.
‘어라, 뉴스 기사인가?’

처음에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발표나 테크 인터뷰 기사인 줄 알았다. 하지만 광고 주체를 확인해 보니 성인 실무 교육 플랫폼인 패스트캠퍼스였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패스트캠퍼스의 광고 모델이라도 된 걸까?
정확히는 아니었다. 패스트캠퍼스에 개설된 4주짜리 IT 교육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광고였다. ‘제한된 GPU 환경 속에서 로컬 LLM을 구축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강의를 수강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광고 이미지 한가운데 젠슨 황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었고, 그 옆에는 그의 발언이 인용되어 있었다.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모든 회사는 자신만의 AI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 NVIDIA CEO 젠슨 황 -
광고와 마케팅에는 지켜야 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종종 “선을 넘지 말라"는 말을 쓴다. 어떤 이는 이를 ‘감히 대항하려 들지 말라’는 위압적인 경고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본래 뜻은 ‘상호 신뢰를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을 어기지 말라’는 의미다.
명백한 초상권 침해 소지는 물론, 젠슨 황의 입을 빌려 마치 엔비디아나 젠슨 황이 공식 추천하거나 보증하는 강의인 것처럼 착시를 유도하는 방식. 이건 분명히 선을 넘었다.
더 황당한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교육이길래 이런 무리수를 두었나 싶어 링크를 클릭해 보았다.
화면에 뜬 것은 다름 아닌 ‘404 Not Found’, 즉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에러 화면이었다.
광고 이미지와 카피에 문제가 제기되어 부랴부랴 상세 페이지를 내린 모양이지만, 정작 링크드인 광고 집행은 여전히 꺼지지 않은 채 예산을 소진하고 있었다.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유입된 잠재 고객에게 돌아온 것은 닫힌 문과 허탈감뿐이었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을 두고 ‘빠른 실행력’이라거나 ‘그로스 마케팅’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로스가 아니다. 본질도, 책임도 없이 단기적인 클릭률과 허상 지표에만 기대는 ‘다크 그로스(Dark Growth)‘이자, 클릭을 유도한 뒤 방치해 버리는 ‘노이즈 트랩(Noise Trap)‘에 불과하다.
비즈니스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즉각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의 바탕에는 엄연히 지켜야 할 규칙과 윤리가 존재한다.
그 선을 가볍게 넘어서는 순간, 문제를 해결하는 마케터와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꾼’은 한 끗 차이로 갈린다. 지금 우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꾼의 얕은수를 두고 있는가.